8/20 광주전 경기내용
코리아컵 4강전에 진출한 유일한 2부리그팀으로써 후회없는 경기를 보여주길 바랬으나 안타깝게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점들을 많이 노출한 경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크게 실망하시어 저도 마음이 안좋네요ㅠ
광주 축구를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었으나 사실 1부에 있다보니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때문에 이번 경기를 통해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요. 생각보다 놀랐던 점이 많아 광주 축구에서 인상적이었던 점들을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1.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창출 및 점유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진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큰 변동폭을 가지고 경기를 운영하는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보통의 경우 유기적인 포지션플레이를 하며 움직인다 하더라도 어느정도 제한된 범위 안에서의 포지션 플레이가 나오기 마련인데, 광주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의 변동폭이 엄청 크더군요. 더 놀라운 점은 그러한 큰 변동폭을 가진 움직임 속에서 선수들이 각자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고 약속된 움직임을 가져갔다는 겁니다. 때문에 촘촘하게 내려앉은 우리 수비라인 속에서도 순간적으로 공간을 창출하고 점유하는 장면들을 꽤 많이 만들었습니다. 자주 보였던 장면 몇가지는 광주 수비가 공을 밟고 이의형등을 끌어당기면서 순간 생기는 그 뒷공간, 즉 카즈나 최재영의 옆 공간을 88번, 14번 혹은 다른 선수가 지속적으로 점유하면서 우리 최종 수비라인을 계속 유인해 공간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이건 반대편에서도 마찬가지로 시도됐구요. 기억나는건 86:40에 조성권의 해당 공간 점유로 장시영이 유인당했고 그 뒷공간을 최경록이 점유하며 유의미한 진입에 성공하는 장면 등 입니다.
2. 좌우전환과 템포조절
현재 우리 부천에서 제일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중 하나인데요. 축구는 야구처럼 공격과 수비를 턴제로 바꿔가면서 하는게 아니고, 90분이라는 시간동안 공수전환이 연속적으로 반복되며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때문에 수비시에는 상대의 전개에 수동적으로 반응할수밖에 없지만 공을 가지고 있는 순간에는 경기의 흐름과 템포를 읽어가면서 우리 분위기로 만들어오는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현재 부천은 빠르게 진행할 때와 템포를 늦추고 상대방의 흐름을 끊는 타이밍을 잘 못 읽고 있습니다. 그럼 공을 가져도 끌려가게 되고 체력은 체력대로 갉아먹게 됩니다. 이 경기에서 광주는 아주 모범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줬습니다. 템포조절도 완벽했고 우리를 계속 움직이게 만들며 수비라인을 흔드는 좌우전환까지 하고 싶은건 다 하더군요.
3. 다양한 공략 루트
광주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 보유하고 상대를 파고들었습니다. 1번에 얘기했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창출 외에도 30:15에 나오는 전인규를 당겨 수비간격을 벌리고 그 순간틈에 헤이스가 파고드는 움직임, 수비에서부터 우리를 끌어들이고 길게 때려넣은 후 넓어진 중원 공간에 떨어지는 세컨볼을 따서 그 지점부터 공격을 시작하는 작전 등 다양한 움직임들을 약속된 패턴대로 시행했습니다.
4. 14번 유제호의 좋은 움직임
14번 유제호 선수가 유독 눈에 들어오더군요. 본인이 위치할 공간과 팀을 위해 필요한 움직임을 잘 알고 있는 선수인듯 합니다. 앞으로도 눈여겨 볼 선수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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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광주에 대해 인상적이었던 점이었구요. 그 외 우리의 좋았던 장면과 실점장면에 대한 얘기만 조금 적어보겠습니다.
첫 실점
이 경기에서 세트피스 상황시 킥을 담당하는 심상민이 왼발을 이용한 크로스를 쉽게 하도록 놔둔것이 원인이지 않나 싶네요. 워낙 킥이 좋고 뒤에서 들어오는 움직임도 좋았어서 사실 이걸 막는다면 애초에 크로스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방해하지 못한게 아쉽네요.
63:50 광주 미드필드 옆에 빈 공간을 우리가 점유, 상대 풀백을 고정하며 생긴 뒷공간을 파고들어간 박형진에게 공이 연결된 것 까진 좋았습니다.
88:10 바사니가 광주 미드필드 옆 공간을 점유, 최원철의 패스 그리고 연쇄적인 공간 창출. 이후 상대를 내려앉히고 최원철의 슛팅까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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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분들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선발 라인업도 아쉽긴 하더군요. 그리고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경기를 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전술적으로도 완패라고 봐야하겠네요.
사실 감독님도 현재 빡빡한 일정 속에서 고민이 많을거라 이해는 됩니다. 컵대회에서 비교적 수월한 상대들을 만나게 되어 어느새 4강까지 와 버렸고, 리그도 현재 미끄러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타이밍인것도 맞구요. 다만 광주가 어떤 축구를 하는지 아는 상황에서 우리가 수비에 치중을 하더라도 역습을 통해 골을 넣기 위한 약속된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박형진 선수의 자책하는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좀 아팠습니다. 자주 경기에 나오지 못해 경기 감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전술적으로 너무 압도당하는 경기를 하다보니 정신없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프로 선수로서 어제 장면과 같은 핸드볼 파울, 정확성 없는 크로스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사실 선수도 우리가 준비한 패턴이 나오고 경기를 해야 힘이나고 희망이 있는데 어제는 너무 압도당한 경기라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도 나올때마다 종종 날카로운 왼발킥도 보여주고 열심히 뛰어주는 선수라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잊고 다음 기회에서 좋은 활약 보여주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차마 글에 다 쓰지 못한, 답답하고 지적하고 싶은 부분들이 아직 너무나 많지만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결과는 끝까지 가 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한 잔 하고 또 주말에 응원 하겠습니다! 시원하게 한 잔 드시고 주말 기다리자요!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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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수요일 광주에서 소외 되었던 우리 모두
토요일 우리 홈에서 모두 모여 승리의 노래를 불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