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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선수에 대한 잡설 하나.

자유 조회 수 266 댓글 12 10 복사 복사

최애선수를 묻는 질문이 있기에 김형근 선수라고 했습니다.

원래는 닐손이었는데 현재 이 팀에 없는지라 김형근 선수를 꼽았습니다. 만약 최철원 선수가 계속 있었음 최철원 이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시절에 아마축구서클(동아리) 에서 축구했던 것 때문에 수비수/골키퍼쪽에 대한 애정이 많습니다.
저의 포지션은 골키퍼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골키퍼에 대한 관심이 더 큽니다.

김형근 선수가 우리팀 오자 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올시즌 초에 김형근 선수에게 옛날 이야기 하나 해 줬습니다.
2018년이었던가요? 부산에서 열린 경기에 갔을 때 우리 구단 관계자와 부산 구단 관계자의 대화를 들었습니다.
이 당시 부산이 그야말로 '골키퍼 왕국' 이던 때였습니다.

이창근, 구상범, 김형근, 김경민(지금 광주의 1번 맞습니다) 이 셋이 한 팀에 있던 때였습니다.
당시 우리는 최철원 선수가 주전이었지만 막 주전이 되서 믿음이 덜 가던 때였습니다. 이영창, 이기현 선수도 있었지만 이영창 선수라면 몰라도 이기현 선수는 신인이었죠. 거기다 최철원 선수는 군대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골키퍼 자원을 미리 생각해야 할 때였던 겁니다.

그래서인지 부산 관계자와 부천 관계자와의 이야기 중에 김형근 선수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형근이 우리팀에 오면 좋겠습니다"
(부천 관계자의 말이었습니다)

"부산은 좋은 골키퍼 넷이나 있잖아요. 부산 골키퍼층 튼실하잖아요. 넷다 K리그1에서 어느 팀에 가도 주전할 선수 아닙니까. 이런 선수들이 경기 많이 못뛰면 안되죠. 김형근 선수 우리팀에 오면 좋겠어요"

그 당시 부산이 골키퍼라인은 K리그1의 어느 팀과 비교하더라도 꿀리지 않을 팀이었습니다. 진짜 K리그 최고의 골키퍼왕국 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던 때였거든요. 저 팀이 왜 1부 못올라가냐? 소리 들었던 때였죠.
그리고 이건 그냥 잊혀졌다가 작년 1월 지나서야 '어?' 하게 되었습니다.
김형근 선수가 부천에 왔으니까요.

그 말을 들은 지 6년만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말을 한 프런트에게도 '2018년에 부산 프런트에게 형근선수 달라고 했던 거 기억해요?' 라고 물으니 "제가 그랬어요?" 하고 깜놀라시더라구요.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이 없으셨던 것 같았습니다. 그럴 수 있죠 프런트들끼리 경기전에 이런 선수트레이드에 대한 대강의 이야기는 많이들 하는 거니까요.
- 여튼 잘 데리고 왔어요. 형근선수 좋은 골키퍼니까 우리팀에서 자리 잘 잡았음 좋겠다.
라고 이야기를 마무리지었습니다.
그렇게 2024 시즌이 시작되고...

그리고 1년 좀 전인 수원과의 경기에서 우리는 김형근 선수의 제대로 된 진가를 봤습니다. 그날 수원삼성의 막판 공격은 진정 무서웠고 '골이다' 싶어 고개를 돌렸던 장면도 있었지만 끝까지 뚫리지 않고 막아내는 집중력까지 보여줬습니다.

전 아마추어 동호회이지만 골키퍼를 했었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어느 비오는 날 경기를 하다가 공을 정확히 캐치하지 못하고 제 앞에 떨어뜨렸죠. 바닥에 떨어진 그 공을 잡아야 하기에 몸을 날렸는데 골을 넣으려던 상대 선수가 슬라이딩 하며 공에 터치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 그 발에 턱을 맞아서 턱이 돌아가 버렸습니다.
지금도 제 얼굴을 잘 보시면 약간 턱이 일직선으로 맞지 않아요. 앞으로 살짝 나와 있거나 약간 옆으로 삐뚤어져 있는게 그때 바로 병원에 가지 못해서 어긋나버려 있는 부분입니다.
그 뒤부터 플레이가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겁이 난 거죠. 상대가 크로스를 올리거나 코너킥 땐 상대와 경합 붙으러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이거 이겨내는데 3년 걸렸습니다.
3년 뒤에야 플레이 스타일을 좀 바꿔서 다시 골키퍼를 할 수 있었어요. 그 3년 동안은 수비 보던가 아예 최전방으로 갔습니다.
배려를 받아도 쉽지 않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몸이 얼어붙었으니까요. 그거 이겨내는데 걸린 시간이 3년이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수원과의 5월 원정경기에서 승리할 때 얼굴감싸고 있던걸 보며 걱정됐습니다. 거기다 '안와골절' 이라는 이야기 듣고
"이거 잘못하면 선수 그대로 은퇴하는거 아니냐..."
하고 걱정되었죠. 다행히 복귀했지만 복귀전이 얼마나 불안했는지 기억하실 겁니다.

"좋은 골키퍼가 최고의 경기를 만든 뒤에 은퇴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습니다. 그런 뒤에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우리 골문을 지켜주는거 보면서 너무나도 든든해지더군요.

그리고 12월에 결혼식에 어찌어찌 가게 되었습니다.
결혼식 하는 곳이 하필 본가 근처더라구요. 본가 갈 일도 있어서 겸사겸사 갔습니다.
선수들이나 감독님, 코칭스텝분들도 깜짝 놀라셨습니다. 구단에서 기록촬영하려고 보낸 줄로 아는 분도 계셨어요 ㅎㅎㅎ
이 결혼식에서 김형근 선수가 그 어려운 부상 후유증을 이겨냈는지 원동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식을 늦게 올리신 거였더라구요.
지금도 경기 끝나면 보게 되는 김형근 선수의 따님을 그때 처음 봤습니다. 2024년엔 경기장에서 따님을 못봤지만 결혼식 이후는 당당하게 홈경기에 가족이 오고 경기 끝난 뒤에 따님을 볼 수 있습니다. 김형근 선수 캐리어에 타고 이동하는 모습 보신 분들도 계실 거에요. 이쁘더라구요 ^^

'이런 이쁜 아이가 있었구나...이래서 그 부상을 이겨낼 수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올 시즌 시작할 때 위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 줬습니다.
부산에서 형근선수 주전경쟁 하고 있었을 때 부천구단 프런트가 당신 데리고 오려고 했다. 재능있는 선수가 경기 기회 못잡은거 너무 아쉬워 했었다. 그걸 아는 나로선 형근선수가 부천 온다고 했을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김형근 선수는 멋적게 웃으며 한마디 해 주더군요.

"지금이라도 왔잖아요"

덤덤하게 말하는 것 같은 말투였지만 얼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게 숨겨지지 않더라구요.
흐뭇했습니다.
올 시즌들어 김현엽. 설현빈의 성장을 보는 것도 좋지만 김형근 선수가 제대로 꽂을 피워보길 바래봅니다.
제 기억으로는 김형근 선수가 프로팀에서 주전 붙박이가 된 건 작년, 우리팀에 와서가 처음으로 기억합니다.
올해는 두번째 시즌이군요. 팀의 기본이 닐손이 있던 때와 달리 상당히 라인을 끌어올림으로서 실점 위기는 어느 때 보다 많을 겁니다. 그만큼 김형근 선수의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내일 있을 경기에서 김형근 선수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작년의 그 승리가 떠올라서 김형근 선수에 대한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해 봤습니다.

김형근 선수 외에도 내일 그라운드에 나오는 선수들이 다 좋은 활약을 해서 좋은 결과 나오길 바래봅니다.
갈레고의 지난 경기 결장도 내일 수원전을 비롯해서 2로빈에서의 추진력을 위해 결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일 좋은 경기를 기대해봅니다.


** 유튜브 영상 원고로 작성하던 글입니다.
*** 아쉽게도 건강 이슈로 이번 수원전은 직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이런 글이라도 하나 올려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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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고맥락 25.05.31. 10:55댓글 주소 복사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은 골키퍼입니다.
수문장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어요
시즌마다 키퍼킷도 꼭 사게 되더라구요👍
항상 글 잘 감사드리고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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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석 25.05.31. 15:27댓글 주소 복사
@ 고맥락
매 경기 가고 싶지만 수술한 곳이 가끔가다 이모양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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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BFC_LallallA 25.05.31. 14:49댓글 주소 복사
재미난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하지만 상대 축구화에 턱 돌아가신 얘기에 놀랐습니다.
극복하는데 3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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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석 25.05.31. 15:34댓글 주소 복사
[수정된 댓글]
@ BFC_LallallA

그 상황 이후 반발짝 덜 가게 되더라구요 내 마음은 반발 더 가야 하는데 몸이 잠깐 멈칫 하는거에요...판단도 쪼끔 늦어지고...
그거 극복하고 다시 골키퍼 장갑 끼는데 그만큼 걸렸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도 가끔 뛰긴 했는데 1:1 뛰어나가는게 쪼끔 늦고 그래서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시 필드플레이어 하고...그랬죠.

그런데 전 프로선수가 아니니까 그걸 극복하는데 큰 노력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도 오래 걸린 이유일겁니다.
프로선수와 다른 상황이니까요.

프로선수 레벨에서 겪은 건 아니지만 이런걸 겪다보니 선수들 다치는거에 신경 더 쓰게 되더라구요.
경기전에 경기장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상태 체크하는 것도 자연스레 그렇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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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C_LallallA 25.05.31. 17:33댓글 주소 복사
@ 양원석
아..그래도 대단하십니다!
수원전엔 못 오시더라도 인천전에는 오시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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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석 25.05.31. 17:45댓글 주소 복사
@ BFC_LallallA
인천전은 간만에 자전거 타고 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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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1995 25.05.31. 14:52댓글 주소 복사
선방형 키퍼에서 리더형 키퍼로 바뀌려고 노력한다던데 진화하는 김형근 선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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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석 25.05.31. 15:35댓글 주소 복사
@ 1995
딱 봐도 작년하고 비교하면 콜 하는 부분이 많아졌죠. 우리 수비들에게 화도 내는 모습이 보이면서 ㅇㅇ 그렇게 리딩해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했습니다.
작년엔 닐손이 있어서 말이 잘 안통해서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런 체크 계속 신경쓰는 모습이 보이긴 합니다. 작년하고 비교해서 그런 부분들이 있다보니 초반에 매경기 실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2로빈 부터는 우리 수비들이 잘 자리잡았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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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 25.05.31. 22:51댓글 주소 복사
이런 에피소드가 있으셨군요..!
근데 세상에 턱 돌아가셨었다니 ㅠㅠ
그리고 수원전 못오시는거 너무 아쉽네요 .. 인천전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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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석 25.06.06. 20:46댓글 주소 복사
@ 멍이
골을 먹으면 안되니까...상대는 골을 넣어야 하니까. 그래서 생긴 일이죠 뭐.
인천전에는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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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너만있으면돼 25.06.01. 01:56댓글 주소 복사
오늘도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김형근 선수 더 빛을 봤으면 좋겠어요! 무럭무럭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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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석 25.06.06. 20:46댓글 주소 복사
@ 부천너만있으면돼
작년에 첫 주전 한시즌이셨죠. 올해 꼭 성과를 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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