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운이 좋았다

잘 나가고 있을 때도 한번 쓰고 싶었던 글이지만 분위기 좋은데 초치는 것 같아서 참고 있었는데 어차피 분위기 나락 간 것 같으니 몇 달전부터 쓰고 싶었던 글 써봅니다.

솔직히 실력, 경기력이 좋아서 여태 3~4위 한게 아니라 이렇게까지 운이 좋을 수도 있나할 정도로 운이 좋은 경기가 많았습니다.

2라운드 천안전

꼴찌 천안 상대로 0:1 리드 당하다가 후반에 천안에서 퇴장 나오고 겨우 역전승.

4라운드 안산전

안산 상대로 홈에서 1:1 가다가 후반에 안산 퇴장 나오고 승.

6라운드 김포전

김포 수비 패스미스로 득점. 2:1 승.

10라운드 전남전

전남 수비, 골키퍼의 호흡미스로 득점. 2:2 무.

(물론 이 경기는 우리쪽에서 퇴장이 나오면서 2:0이던게 2:2로 잡힌 부분이 큼)

12라운드 화성전

수비가 걷어낸게 몬타뇨 엉덩이 맞고 골. 1:0 승.

13라운드 아산전

1:2로 지고 있다가 코너킥이 몬타뇨 등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골로 2:2 무.

16라운드 이랜드전

1:1에서 이랜드 수비진이 빌드업 실수로 2골 헌납하여 3:1 승.

19라운드 화성전

상대 자책골로 1:0 승.

24라운드 청주전

청주 수비진 실수로 골. 1:0 승.

기억나는 굵직한 득점, 경기들만 써봤습니다.

저렇게 질 경기 비기고, 비길 경기 지면서 얻은 승점이 무려 18점입니다. 현재 승점 42점의 무려 42%를 상대 실수로 인해 얻은 것이죠.

물론 우리도 실수로 실점하면서 지거나 비긴경기가 있습니다만 문제는 우리는 저렇게 얻은 승점의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겁니다.

즉, 그 동안 운이 너무나 좋았다는 겁니다. 26경기 중에 9경기를 상대방 퇴장이나 상대 수비진의 굵직한 실수로 얻어낸 득점 때문에 경기 결과를 뒤집었습니다. 

사실 제대로 이겼다라고 할 수 있는 경기는 경남전외에는 딱히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어쨌든 이기니까 기분 좋았지만 계속 불안불안하긴 했었는데. 

당연히 한시즌 내내 운이 따라주진 않을거고, 이번 천안전에서는 행운의 골이 안나오면서 우리팀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운도 오래 가긴했습니다.

인정하긴 싫지만 이제 내리막만 남았습니다. 시즌 남은경기에서 승리하긴 아마 쉽지 않을겁니다.

갈레고, 바사니 활약으로 전반기 버텼는데 이것도 상대가 기를 쓰고 막고 있고. 몬타뇨 공잡으면 기대감은 커녕 웃음밖에 안나오고.

시즌이 가면서 고비가 올수록, 막바지로 갈 수록 팀 에이스(외국인)들이 힘을 내면서 팀을 끌어줘야하는데 항상 그랬듯 쉽지 않아보입니다.

8위까지의 승점차가 불과 5점이던데. 인정하긴 싫지만 4~5경기 이내에 5위 밖으로 밀려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