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같은 생각이길 바랍니다
패배는 물론 치욕스럽습니다
암담하고 답답하고 한숨만 죽어라 나옵니다
그대로 무기력하게 휘슬이 울리면
정말 아무 감정도 안 드는 잠깐의 시간이 지나갑니다
허탈하게 골대 뒤에서 그라운드와 전광판을 바라보면
패배한 우리 선수들과 눈에 담기 싫은 스코어보드가 보입니다
그 씁쓸함이 가시는 와중에 상대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어 다가옵니다
아직도 저 너머 S석의 함성만 귀에 들어오는 와중에
아주 그냥 사방에서 별 욕설이 다 튀어나옵니다
나와 다른 당신들이 바라보는 세상에서는
그 여운이 재빠르게 분노로 변모하시나 봅니다
작년 청주전 투척사태였나요? 리딩팀장님이 남긴 글에선
더 나은 응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는
그 문장을 보고 조금은 안심했던 면이 있었습니다
만
오늘은 가관이었습니다
우리는 변하고 있나요? 만약 광주가 우리 코앞까지 왔다면
무언가 또 날아가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있습니까?
부천은 참 낭만있는 팀입니다, 그쵸? 우리 모두 공감할테죠
하지만 그 사이에 절대 변하지 않으려는 듯한 야만이 있습니다
패배 이후 찾아온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치는 이들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몇몇 사람들이 그렇게 보이더랍니다
양 손 가득 중지손가락을 담아 힘차게 날려대며
입으로 정말 다양한 욕설을 우렁차게 내뿜던 일부가 그렇습니다
내가 정말로 자부심을 느끼고 싶던 팀에 재를 뿌리는 것은
2부라서도 가난해서도 아닌 그 '일부' 탓입니다
왜 우리는 바뀌지 못하나요?
뭔 저기 주둥이에 깔대기 갖다대는 초록색이나
남의 팀 경기 가서 응원해주는 노랑 검빨마냥 되란게 아닙니다
이 망할 야만에서 한 꺼풀만 벗겨내잔 소립니다
인사 온 우리 선수들에게 기죽지 말라는 말 외치던 사람을
죽어라 노려보던 당신이라면 이 글도 아니꼬우실 겁니다
하지만 항상 자랑스러워야 할 서포터의 사건사고로
이 팀에게 큰 회의감을 느껴왔던 저에게 있어선 다릅니다
누군가는 필시 같은 생각일 것이고,
그런 이들이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변하기 싫으십니까? 변하기 두려우십니까?
아니면 여전히 '저새끼들은 원래 저랬어' 라는 말로
부천의 지지자 모두를 욕먹이고 싶은 욕망이 있으십니까?
더 성숙해집시다
댓글
댓글 쓰기박수치자는 말 없음
아주 망할놈의 위아더월드입니다. 그 분위기가 싫어서 목청껏 욕지거리를 하고, 깃대로 위협하려는 듯이 강하게 내지르고, 상대 선수를 노릴 작정으로 얼음도 던졌습니다.
무슨 박수를 치잡니까? 시험문제도 박수/욕설 이지선다로 쳐 내면 출제자를 때려패야 속이 풀리겠습니다. 이 자리를 지키던 사람들이 1995년부터 만들어온 수많은 챈트는 어디 전부 팔아넘겼나봅니다.
아니면 하다못해 단체로 무시를 하는건 어떠십니까? 욕설과 박수뿐인 이지선다라면 생각 못했을 방법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어코 욕설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녕 욕설과 박수뿐입니까? 그 조잡한 선택지에서마저 당신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여담인데 필력에 감탄하고 박수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