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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보기 양원석

아주 옛날 이야기를 해 볼까...30 유니폼 입기-1

자유 조회 수 448 댓글 2 18 복사 복사

유니폼 이야기.

 

유니폼 이야기가 이전부터 나와서 언제 할까...고민하다가 계속 뭔가 게시판 이슈가 터져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축구장에 유니폼을 입고 오는 문화는 언제부터였냐?
라는 질문에 답을 한다면 '의외로 오래되었다'는 것이 답입니다.

오래전 1970년대 부터까지라고 할수도 있을지도요?

이미 전 1980년대에도 축구장에 유니폼 입고 가는 분들 봤었습니다. 제가 1986 아시안게임때에 아버님이 표 사주셔서 아시안게임 축구경기 입장해 봤거든요. 학교에서 강매해서 본 것은 육상경기였습니다. 이때 임춘애선수가 금메달 딴 경기였는데 10월 3일이었나? 여튼 10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988 올림픽때도 강매해서 경기 무조건 보러 가야 했습니다.)
이때에도 유니폼을 경기장에 입고 가는 분들이 계셨어요. 어떤 분들이었냐면 조기축구 하는 분들이었습니다.
휴일에 운동하고 그 유니폼 입고 그대로 경기장 오신 분들인거죠.
이분들이야 말로 어찌 보면 한국축구문화를 선도한 분들이라 할수도 있겠네요

경기장 오기 전에 한잔 거하게 드링킹하고 경기를 보면서 욕설 한바가지를 쭈악 쏟아내고 경기장 최 상단에 올라가서 부르스타에 삼겹살 올려놓고 계속 소주와 막걸리를 이트드링킹 한 분들이십니다.
이건 1996년에도 자주 볼 수 있었던 풍경입니다. 이 풍경에 대한 큰 전환점은 1997년의 '붉은악마' 열풍이라고 생각합니다.
 

차차 이야기를 더 끌고 가야겠습니다만 이 문화 관련해서는 아마 2002년까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어쩌면 대하드라마가 될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아마도 1970년대에 MBC에서 방송해준 '분데스리가' 녹화방송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이건 저보다 더 연배가 높은 분께서 보충해 주셔야겠네요.

여튼 1995년과 1996년에는 유니폼 없이 다녔습니다.

기껏해야 유공구단에서 구단회원이 되면 증정해 주는 단체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에서 응원했습니다.
초창기 응원사진에 있는 진한 하늘색 티셔츠가 그겁니다.
유니폼을 요청했지만 그게 어려웠어요.


'상업판매를 위한 유니폼을 만들지 않았다'

는 답이 나왔습니다. 이건 어느 구단을 가던지 마찬가지였습니다.
축구만이 아닌 야구단은 조금 달랐습니다.

야구단쪽은 무려 1982년 원년부터 유니폼 판매를 했습니다.
정확히는 '어린이회원'을 받을 때 OB베어스나 삼성같은 대기업 구단은 이런 유니폼, 바람막이 등 거의 선수들이 입는 것을 사이즈다운한 유니폼을 팔았어요.
어린이 회원들은 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가곤 했죠.
근데 이런 출혈경쟁을 오랫동안 계속할 수는 없고 성인용 유니폼을 만들어 팔지 않아서 이런 문화는 오랫동안 한국 프로스포츠문화에서 사라져 있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입는 분들은 계셨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동대문운동장 자리 건너편인 밀리오레 건물 위치에 보면 일본 유니폼을 그대로 복제해 주는 곳들이 있었거든요. 1980년 중대에도 10만원 넘는 돈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님이 1981년 즈음 받은 체육교사 월급이 적을땐 18-9만원이었고 많았을 때가 27만원 정도로 기억합니다. 이 당시 택시 기본요금이 120원이었던가?


이 시대에 개그맨 이휘재씨가 자이언츠 유니폼(이게 참 웃긴 뒷이야기가 있긴 합니다만)을 동대문에서 맞췄다면서 친구들에게 자랑할수 있었던 이유가 집안의 재력이 있는 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그래서였습니다.

어떻게 이때 가격을 기억하냐면 제가 당시 보이스카우트가 되어서 단복도 사야 했고 단복에 붙이는 기장 등을 사기 위해서 아버지와 함께 동대문 시장에 갔을 때 아버지가 가게 들러보시면서 다니시는데 호기심에 이거 얼마냐고 물어보고 놀랐었거든요.

 

여튼 1995년에 '축구 유니폼' 이라고 하면 [동대문표 짝퉁]이라 불리는게 다였고 당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은 라피도가 만들었지만 라피도는 일반 판매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축구장에 라피도 정품 유니폼을 입고 오는 분들이 몇 있었는데 이분들은 선수들에게 선물받은 거라 보면 거의 맞았어요.
나중에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친척들이 거의 다 달라고 해서 정작 자신은 유니폼 가지고 있지 않는 분들이 대다수시더라구요.


여튼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확 바꾼건 수원삼성의 출발입니다.

이 변화는 윤성규 단장님의 영입부터라 봐야 합니다.

이분은 차범근 이라는 분이 분데스리가에 선수로 들어갈 때부터 많은도움을 주신 독일교포입니다. 일전에 썼던 '하이텔 축구동 망년회'에서 당시 수원삼성구단의 리호승대리가 사적으로 말하신대로 "이분은 독일인이라 생각해야 한다. 독일에서 오래 사셨으니까" 라고 하셨을 정도로 마인드가 독일 분데스리가 스타일이셨죠.


1996년 시즌 개막전은 수원에서만 열렸습니다.
삼성그룹이 오랫만에 축구에 돌아왔고 당시 좋은 신인들이 수원에 입단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받아서였기도 할 겁니다.
그리고 이 경기는 한국프로축구의 문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경기라 해야합니다.


경기장에 많은 사람들이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어요.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수원종합운동장을 꽉 채우지는 않았지만 카메라를 돌릴 때 마다 곳곳에 보였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대기업이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SK에 이야기 해 봤는데 선수들에게 1년에 유니폼 다섯벌 정도 주는게 다였고 더 뽑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혹시 더 생산이 불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시즌 반쯤 지나면 한차례 추가 제작을 할 때도 있긴 한데 선수들에게도 '웬만하면 그냥 입고 뛰어라' 면서 더 만들지는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이건 이후에 제가 '단체티셔츠'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체육대회나 축제때 입는 단체티셔츠 주문들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하시잖아요? 그거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저는 전화로 접수도 하면서 공장과의 주문 핸들링을 맡아서 했죠.
이 과정에서도 여러차례 축구와도 연관이 있었고 게임에서도 연관이 있었습니다.
제가 나염염색 맡기는 곳이 오래전 '피스컵'(통일교에서 운영한 대회 그거 맞습니다) 관련 티셔츠도 맡았었고 게임 좋아하는 분들이 아실 '하스스톤'의 기념 티셔츠도 맡았던 곳입니다.
언제 이곳에서 만든 여러 축구 응원용품 만든 이야기도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유니폼 제작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는데 선수들 유니폼을 만들기 위해선 일반적인 원단으로는 안된다는 거였어요.
운동복 만드는 원단이라는 것 외에도 단일 색상의 원단이라던가 다른 옷에서도 쓸 수 있는 '반복패턴'이 아닌 별도의 염색패턴을 만들어서 짜야 하는(제작해야 하는) 원단이기 때문에 그 디자인에 맞춰서 원단의 배색을 맞추는 '맞춤 원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이렇게 독자적인 원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수량'이 필요했구요.
 

그래서 시즌 초에 유니폼 스폰서에서 만들어 주는 것은 어찌 보면 '특별주문'인 거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유니폼 제작회사가 적자 보더라도 '스폰서 비용'으로 들어가서 만들어 주는 것이라 봐야 했습니다.
남는 원단은 그냥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어차피 추가 수량 필요할 때면 원단 질이 안좋아져서 옷 제작을 하긴 어려운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추가물량을 안만들었던 겁니다.

일반판매는 생각도 안했던거죠.
이 게시판에서도 보면 어떤 분들이 '어차피 퍼스트/세컨드 유니폼을 시즌 초에 팔 때도 추가분량 없잖아' 라고 하셨던 분들 계시는데 그게 이런 이유입니다.

이래서 당시 프로팀이나 대표팀 유니폼들은 특정 패턴에 가까왔습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같은 유니폼인데 색상만 다르거나 팀 로고만 돌려쓰는 것이었습니다.
아디다스는 아예 대놓고 복붙이었습니다.
1980년대의 여러 유니폼 보면 어깨에 3선 들어간 아디다스 유니폼 많이 보는데 몇몇 팀의 '전통적인 문양'을 제외하면 거의 비슷한 유니폼이 색상만 다르고 팀 앰블럼,로고만 다른거 많이 찾아낼 수 있습니다. 좀 다른 거라면 프랑스 리그 유니폼인데 그 이유는 당시 프랑스 리그 유니폼은 그냥 광고판이나 다름없어서였습니다. 잘 보면 같은 패턴의 색만 다른 유니폼인데 가슴팍, 등짝 팔에 광고들이 계속 붙다보니 다르게 보이는...-_-;;;
 

나이키라고 해서 다른거 아니었습니다.

나이키의 예에서 이런 돌려쓰기 가장 심했던 예가 나이키의 2002월드컵 팀 유니폼입니다.
당시 나이키가 스폰했던 FA들의 유니폼 디자인 구해서 보시면 어이가 없을 겁니다.
브라질, 네덜란드, 터키, 대한민국의 유니폼 디자인이 다 똑같고 색만 다릅니다.
오로지 미국만 달랐고 다 똑같았어요.
이렇게 유니폼 스폰서들이 잘 팔려나가는 몇군데 제외하고는 '추가 제작'을 진짜 안하던 때였습니다.


(다음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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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빼앗긴들 25.10.23. 09:39댓글 주소 복사
역사책 읽는 기분으로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좋은글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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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오나의부천 25.10.23. 12:06댓글 주소 복사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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