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열정을 다시
저는 부천이 아닌 일산에 계속 살고 있는데
고등학생땐 교통편도 좋지 않아도 어떻게든 하교후
교복도 안갈아입고 꾸역꾸역 헤르메스캐슬에 갔는지
모를정도로 옛날엔 열정이 좀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사실 맨처음엔 부천에 정을 들이긴 했었지만
중학생때는 목동까지 가는게 어려운 까닭에 자주 찾아가진 못했고
상암은 그나마 좀 가깝고 국대경기는 가끔하기에 붉은악마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때 만난 수원서포터인 어떤 형을 따라 부천이 아닌 수원을 응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2002년 부천에서 열린 부천 대 수원 경기를 직관하면서
부천을 원래 좋아했었던 놈이 새로 개장한 부천종합을 이제서야 찾게된 점과
부천이 아니라 수원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보다보니 죄책감도 많이 느꼈었지요
아직 영상이 남아있는, 대형 유니폼 통천과 홍염 퍼포먼스를
경기장 반대편에서 보면서
아, 나는 그래도 부천을 좋아했었지 라며
돌아가고픈 마음이 생겼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2003년 시즌들어 부천종합을 홀로 무대뽀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맘에들었던 모임에 가서 저도 참여하고 싶다 했지요
그런데, 굳이 말할 필요 없음에도
어린마음에 죄책감을 털고 싶었던 저는
그만 수원팬이었다는 말을 하고말았고
그 덕에 초반엔 응원팀을 바꾼 사람이니
저를 달가워하는 눈치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게 벌써 20여년이 흐른 일이었네요 ㅎㅎ
03년 팀성적은 바닥을 기었지만 fa컵 4강으로 희망을 봤으며
04년에는 이원식과 정해성 감독 덕이 조금 좋은 성적과
크리스마스의 아쉬운 좌절도 겪었었지요
05년에는 어쩌면 챔결을 갈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있었지만
대전 알리송의 골로 또다시 좌절을 맛봤습니다
패배가 익숙했던 경기들이었지만
부천팬들과 함께하면서 제 열정은 보다 커져만 갔던 것 같습니다
고3때 하라는 공부는 안하다 보니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고
다른 대학에 붙었을 때도
그대학이 당시 sk 클럽하우스가 근처에 있어
오히려 잘된거 아닌가 싶을정도로 미친놈이었던게 기억나네요
재수를 결정하고 그팀이 연고이전을 한 뒤
모두 그러셨겠지만 연고이전반대 항의의 날이 계속 되었고
그러면서 재수는 날리고 삼수생이 되었을 2007년,
같은 모임의 형님들 께서 새구단 창단을 위해 움직일때
별 능력은 없었지만 저도 참여하고 싶어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린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자 행복이었습니다
물론 삼수도 성적이 좋지않아 원하는 곳에 못갔지만
결국 다니고 졸업한 그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부천종합 원미산 넘어 가까워서 직관가기 편할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k3에 들어가서 사비들여 구단 홈페이지도 만들어보고
형들따라 스폰서 유치를 위해 이가게 저가게 따라 다니는것도
선수들에게 우리의 역사와 한을 이야기하고
능력이없어 게시판에 경기내용 댓글로 계속 쓰는 문자중계 한답시고
원정 따라다니는 것도 행복이었네요
그렇게 부천이 인생의 전부였던 제가
다들 그렇듯 평범하게 시험공부 취준 결혼 육아라는 핑계로
매번 찾던 부천종합이 가끔가는 곳으로
직관이 아닌 중계만 챙겨보는 식으로 열정이 식어버렸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22,23플옵은 기대 안했지만
참으로 아쉬웠던 2016년 플옵의 느낌이
올해 직관적으로 느껴져 이번에 성남전 수엪전에
오랜만에 부천종합을 찾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예전에 계셨던 분들이 다 계셨더군요
죄송스런 마음과 함께
내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나이 40에 접어드는 이때
예전의 열정을 다시 살리려 합니다
저는 1부 올라오고 복귀하는 나쁜 놈이 되겠지만
저 아닌 다른 부천팬분들이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주셨듯
그 열정을 되살리려 합니다
별 영양가도 없는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많이 적어두었네요
그냥 이 한마디 하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팀을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메롱둘리
신중동역고우키
REDS
백번천번넘어져도
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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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헤르매스 김태룡님 환영합니다
내년에 함께 웃고 울고 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