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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 부천 서포터는 왜 과격해졌는가?

자유 조회 수 692 댓글 11 35 복사 복사

게시판에서 나오는 상대팀, 심판에 대한 욕설 문제를 보고 옛날 생각나서 단편 소설 하나 작성해봅니다.

 

사실 이 문제는 20여년전부터 나왔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주제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왜 부천 서포터들은 과격한가라는 궁금증을 가지시는 분들이 한 2명은 될 것 같아서 한번 써 봅니다.

 

 

 


지금은 어느 경기장이나 원정관중석을 제외하면 대부분 홈팀을 응원하지만 서포터 문화의 초장기 시절인 90년대 후반 수도권 경기장은 달랐습니다.

 

지방 팀들은 그렇지 않았만 수도권 팀의 홈경기는 특정팀을 응원하는 관중보다는 그저 축구를 보기 위해 오는 관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수원은 인기팀이라 팬이 많았지만, 목동, 안양은 거의 중립 경기 수준이었고, 목동이 특히 더 심했죠.

 

당시 나름 인기 팀들이나 스타 선수가 방문하는 경기에는 오히려 원정팀 팬이 더 많았습니다.

 

때문에 어느 팀이 골을 넣어도 경기장에는 관중들의 함성이 울려퍼졌죠.

 


우리는 이 것이 굉장히 싫었습니다.

 

어떤 경기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상대팀의 득점에 온 관중이 환호하자 '여기 우리 홈이라고!' 울부 짖었던 서포터도 있을 정도로 우리 홈인데 우리 홈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비인기팀이 서울에서 홈경기를 하니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었겠지만 그래도 싫었습니다.

 


우리는 이 경기장을 홈 같은 뜨거운 분위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클럽에 대한 응원 뿐만 아니라 때로는 상대를 약올리거나, 상대에 대한 야유가 울려퍼지게 해서 여기 이 경기는 우리의 홈경기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중 상대 클럽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고, 경기에 지면 일부러 원정팀 선수단 버스 앞에서 소란을 피운 적도 있고, 심판 잡는다고 난동을 부린 적도 있습니다. 원정 서포터석에는 스프레이로 상대팀 욕을 써놓기도 했었습니다.

 

그 만큼 이 곳이 우리의 홈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속된 말로 목동에 가면 홈 서포터들이 개지랄을 한다, 목동은 중립경기장이 아니라 부천 홈이다라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랬던건 아니었죠.

 

여긴 부천 홈이니 같이 부천을 응원해달라고 관중석을 향해 유도도 하고 해봤지만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 서울에서 온 그저 축구 한경기, 스타 선수 한두명 보러 온 관중들을 향해 목동에서 경기하는 부천팀, 그것도 스타선수 하나 없는 비인기 팀을 응원해 달라고 하는 외침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우리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저 빨리 부천가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언제일지도 모를 부천을 갈 날을 기다리며 시간 보낼바엔 다시 서울로 연고지 변경하자라는 의견이 더 크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부천의 이름을 달고 목동에서 경기하는 것은 서포터들에게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상대방에 대해 적대심을 드러내고 야유를 퍼붓는 행위가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앞에 서술했듯, 목동에서 경기를 하는 부천연고의 비인기팀, 성적도 그저 그런 팀의 서포터라는 것은 서포터 조직이 유지되는데에 굉장한 약점이었습니다.

 

당시 부천 서포터는 부천사람은 매우 드물었고, 서울, 인천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저 나름 접근하기 좋은 목동에서 경기를 하는 팀이니까 한번 가볼까라는 생각으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죠. 저 또한 그 중 하나였고.

 

지역 연고팀이니까, 강팀이니까, 스타 선수가 있으니까 등등의 서포터들에게 소속감이나 일체감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전무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상대방을 적대시하고, 우리 외에는 모두가 적이다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내게 된 것이죠.

 

 

그렇게 세월은 흘러흘러 부천종합운동장으로 입성하게 되는데...

 

 

 

2편에서 계속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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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응가 25.07.24. 09:18댓글 주소 복사
호나우도 등장!!
다른 이야기라 죄송하지만 새로 영입 될 선수 좀 아시나요?
댓글
호나우도 25.07.24. 10:00댓글 주소 복사
@ 응가
아마 영입소설은 앞으로 쓰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일부 후원사, 시의원 같이 관련이 있는 분들이 나도 모르는 정보를 일반 팬이 알고 있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구단에 민원 아닌 민원을 넣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예전과 달리 보는 눈도 많고요.
댓글
응가 25.07.24. 10:14댓글 주소 복사
@ 호나우도
아쉽네요.. 누가 뜨게 될지 궁금해 미치겠습니다 ㅋㅋ
댓글
2등 양원석 25.07.24. 09:38댓글 주소 복사

조금 더 보충하자면 목동에서 관중 7천을 넘은게 딱 세 팀, 세경기 뿐으로 기억합니다.
1998년 7월 이후 기록되었습니다.
그것도 1998년에만 있었고 그 이후로는 없었습니다.
(작년, 올해 수원과 인천이 들어오면서 그 두팀의 경기에선 관중 5천을 넘지만요...)

수원 / 포항 / 부산
이 세 팀이 왔었을 때였습니다.
옛날 이야기에서 요 썰좀 풀어보겠습니다.
1998년 여름/가을에만 기록된 목동의 '관중 7천 이상' 이야기.
왜 7천이냐면 1996년 여름에 목동에 골 폭풍(3경기 20골 가까이 터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몰아칠때 5천 넘었던 적이 한번 있었거든요.

참고로 목동은 만원이 되서 경기기록에 '1만 6천. 추정 2만 이상' 이었던 경기는 딱 한 경기 있었습니다. 아마 다시 나오기 어려운 기록일 겁니다.

댓글
3등 서연아빠 25.07.24. 10:36댓글 주소 복사
너무 재밌어요 2편이 나오길 바랄께요—!!!
댓글
홍성욱 25.07.24. 10:36댓글 주소 복사
와 너무 재밌어요 2편 기다리겠습니다 !!
댓글
신중동보이즈 25.07.24. 13:12댓글 주소 복사
지금도 헤르메스 지역비율은
서울 부천 인천
3 4 3 일겁니다. 예전에는 5 1 4 였다는 풍문까지..
댓글
하이퍼루프 25.07.24. 15:51댓글 주소 복사
영입소설도 종종 집필해주세요
댓글
부천레블 25.07.24. 22:02댓글 주소 복사
오옹 정말 재미있어요 ㅎㅎㅎ 다음이야기가 기대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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