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전 리뷰 -2 : 8스테이지 게임 중에 4스테이지가 끝났습니다 - 3/4 스테이지
승강전 2경기를 8스테이지(정확히는 9스테이지)로 나눠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글은 1,2 스테이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엔 3,4 스테이지를 살펴보죠.
3스테이지의 요점은 '최대한 기회 있을 때 득점하라' 였고 이를 위한 '최대한의 압박을 펼친다'가 요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시작하자마자 바로 풀렸습니다.
이 상황의 주인공은 카즈키였습니다.
수원의 수비-미들 간격이 벌어져서 생긴 공간을 통한 패스의 속도가 조금 느렸고 이게 카즈키의 공간 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카즈키는 이 공을 인터셉트하며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카즈키는 바로 바사니에게 패스.
바사니는 이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가져오는 골을 성공시킵니다.

(눈으로 만들어진 명경기 1차전. 아마도 이 사진은 우리 역사에 영원히 남을 한 장면이라 감히 말하겠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 수원을 최대한 압박해라.
- 그렇게 하면 수원이 경기를 풀고 싶어도 어수선하게 된다
- 그 틈에 기회가 생기면 공격수 개인이 돌진해서 골을 넣는 기회를 가진다.(아이솔레이션에서 패스없이 바로 끝장을 낸다)
를 그대로 실현한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 분위기가 부천으로 넘어옴과 동시에 수원으로선 급해졌습니다.
수원이 급해져서 여유가 없어진다는 것은 부천이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겁니다. 이른바 '스노우볼 굴리기'가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앞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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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고-몬타뇨를 사용한 공격방법은 수원이 겪는 걸 최대한 늦게까지 미뤄야 했습니다. 이거 코치진 입장에선 피말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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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표현했습니다. 1차전에서 우리가 이겨서 최대한 수원을 궁지에 몰아붙여야 시리즈를 가져오기가 편해집니다.
그러기 위해선 3스테이지에서 선제골을 넣는게 가장 좋은 흐름입니다.
하지만 3스테이지에서의 선제골이 없다면 4스테이지의 기본전술을 아예 포기하던가 아님 4스테이지를 일찍 가져오던가 하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 결단이 말이 쉽지 코칭스텝 입장에선 피말리는 순간들입니다.
이에 대한 결단은 퍼거슨이건 무리뉴같은 큰 무대를 헤쳐온 명장들도 쉽게 결정하지 못합니다.
이 시리즈 전체에서 갈레고-몬타뇨는 '미끼'역할을 맡아야 했습니다.
두번째 경기에서 우리 공격의 일선을 책임져야 하기에 1차전에서는 '페이크' 넣어줘야 하는 핵심 '미끼'입니다. 이 전략이 노출되지 않아야 했습니다. 이 부분은 이후 다른 글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런 여러 난제들을 순식간에 해결해 버린게 후반 시작하자마자 보여준 카즈키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카즈키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카즈키는 공간에 대한 이해, 공의 스피드와 공간을 연동시켜서 자신의 위치를 빨리 가져가는 행동을 잘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압박에서도 보면 위치 잘 잡고 상대 수비를 곤란하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습니다.
이전에 서울E와의 홈경기에서 압박뒤에 넣은 박창준의 두골도 잘 보면 카즈키가 수비진들의 빌드업을 상당히 방해하는 위치에 딱 가 있습니다.
카즈키는 공을 뺏어버린 뒤 바사니에게 연결했습니다. 바사니의 결승골이 터졌습니다.
바사니의 왼발 그 자리였습니다. K리그2 팀들이 바사니의 그 자리를 어떻게든 안주려 하고 그 각도에서의 왼발각을 막으려고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하는 그 자리입니다.
이걸로 3스테이지 까지 이영민 감독이 생각한 판짜기의 많은 부분을 완성시켰습니다. 3스테이지와 4스테이지의 전환시점도 쉽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이 선제골을 지키느냐가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여기서도 우린 '강요된 선택지'를 강제당해야 했습니다.
갈레고-몬타뇨를 2차전에서 써먹으려면 최대한 이 둘의 시너지를 수원에게는 최대한 숨겨야 했습니다. 더 실점없이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나머지 시간동안 수원의 공격은 무서웠습니다. 골대맞고 튀어나오는 장면에서 전 그 슈팅 쏘는 순간 먹힌줄 알았습니다. 진짜 운이 좋았습니다.
이런 운 외에도 홍성욱, 백동규, 정호진의 3백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수원의 공격을 막기 위해 그야말로 안간힘을 다 썼습니다.
이번 승격전의 총 9개 스테이지 중에서 4스테이지가 선수 구성면에서 가장 어려운 스테이지였습니다.
보통 이 상황이면 바사니까지 빼더라도 수비들을 몰아넣는 이른바 '버스 두줄 세우기'가 가장 먼저 떠오를겁니다. 그런데 '갈레고-몬타뇨' 이 조합을 2차전에서 쓰려면 이 둘을 테스트를 위해서라도 넣어야 합니다. 거기에 바사니까지 써야 2차전에 대한 테스트자료를 뽑아낼 수가 있습니다. 수비 강화를 크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부천팀은 1차전 끝까지 '강요된 선택'이라는 것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상태에서 비기는것 이상의 결과를 가져와야 2차전에서 '강요된 선택'을 벗어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운도 작용했지만 끝내 버텨낸 부천은 9개 스테이지 중 4개 스테이지를 무사히 클리어했습니다.
2차전까지의 준비기간인 5스테이지, 2차전의 4개 스테이지가 남았지만,
이영민 감독 입장에선 2차전에 대한 밑밥 준비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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