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 없는 FA컵 관련 급발진 상상의 나래

갑자가 FA컵이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많이 나가는 김칫국 천지인 이야기이지만, 재미있는 상상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만의 하나 부천이 FZ컵 결승에 간다면 부천시 자체가 느끼는 축구 효능감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이게 이런 거였어?"라는 반응이 나오겠죠. 

우승이라도 하면 그때부터는 조금 과장해서 신세계가 열릴 예정입니다. 일단 엘리트는 아니지만 아챔에 진출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동남아 팬들이 부천을 찾아 오는데 요즘 이동 인구가 상당합니다. 수원이나 인천과 경기 때 지역 사회가 느끼는 것과 또다른 느낌일 것입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되는거야?"라는 반응이 나오겠죠. 벌어들이는 돈도 좀 되고요. 

게다가 아챔 기준에 맞는 경기장 조건 충족, 리그와 아챔 병행을 위한 선수 영입, 도시 홍보 기회를 잡기 위한 예산 확보 논의 등 우리가 승격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몇가지 기대를 어느 정도 맛을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멍 때리고 있으면 축구계나 언론, 나라 여기저기서 "이렇게 아챔 나가서 나라 망신 시킬 것이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런 사례도 있고요.

부천이 종합운동장 근처에 MICE 단지 어쩌구 저쩌구 하던데, MICE의 궁긍적인 목표는 "외국 사람들 불러모아서 돈 벌겠다" 입니다.  개인적으로 부천시의 이런 바람은 아주 순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실 MICE(건설 중), 삼성 MICE(코엑스), 마곡 MICE(건설 중), 일단 MICE(킨텍스) 등 경쟁이 상당합니다. 부지도 드넓습니다. 종합운동장 주변 땅으로는.. 글쎄요...

하지만, 이번 FA컵에서 뭔가 이뤄진다면 "돈은 천문학적으로 들어가고 성과를 불투명한 MICE와 달리 축구단 하나로 먼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지역사회가 하게될 것 입니다. 용인시의 경우 국대경기와 수원 경기 몇 번 해보고, "이게 대체 뭐냐"는 지역 사회의 각성(?)이 초 스피트 축구단 창단으로 이어졌습니다. 

재미로 다른 이야기를 더 하면.. 이영민 감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김포를 잡으면 그 다음 상대는 울산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울산은 이 감독에게는 친정 중의 하나입니다. 근무도 했고 관계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조현택, 장시영 등 유망주를 임대해 주겠죠. 

이런 좋은 관계와 별도로 운동선수나 코치들은 자기가 몸담았던 팀과 대결을 할 때 "나 이렇게 성장했어"라며 더 경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이 감독도 김포를 잡고 울산에 꼭 가고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 강력히 추정합니다. (장시영도 같은 생각 하고 있을 듯)

게다가 이 감독 커리어를 볼 때 작년까지는 "어디서 데리고 가겠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올해는 이길 팀에게는 이기고, 이기기 어려울 것 같은 팀에게는 약한, 즉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 주춤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FA컵 성과는 이런 최근 성과에 대한 아쉬움을 커버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천 팬들도 FA컵 성과가 크게 나면 리그의 성정은 차치하고, 아챔 아챔하며 새로운 희망회로를 돌릴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당장 저는 그럴 것 같습니다. 

김포도 비슷한 꿈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경기는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로 전 리그 경기 로테이션 돌리는 거 보면 견적이 나오겠죠. 7월 2일 휴가까지 내놓고 기다리고 있는 원석이가 개인톡에서 말한 것처럼 "부천과 김포의 경기는 일종의 단두대 매치"(표현의 저작권(?)때문에 출처를 밝힘)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괜한 글을 써서 긴장만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아마 이미 대진이 결정되는 순간 축구판 사람들의 회로에는 이런 비슷한 그림들이 다 그려졌을 것입니다. 비축구인인 저도 이런 이야기를 카톡으로 많이 들었으니까요. 

일단 김포잡고 울산으로 출발할 때부터 가시화되는 이야기이긴 하네요 ㅋ 울산이 워낙 강팀이니까 다 김칫국일 수 있지만 부천이 FA컵에서 전북을 두번 잡았다는 걸 생각하면 좋은 생각하며 설레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