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원가 카피 문제? 우리는 더 성장해야 합니다
보통 카피하는 쪽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응원가는 돌고 도는 것이고 어차피 해외꺼 아니냐?' 라는 생각이 주인 것 같고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게다가 리그가 달라서 만난적이 없는 팀이라면 쓰고 있는지도 모른채 해외 응원가를 가져다 쓰는 경우도 있고 같은 리그라도 시기가 비슷하면 가져 온 응원가가 우연히 같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유튜브 등 해외 응원가 찾는 난이도가 쉬워진 것도 한 몫했죠.
그런데 해외에서 가져왔든 처음부터 창작을 했든간에 그게 그 팀이 만들어 주 응원가로 자리 잡은 상태라면 부천은 자존심상 안 썼습니다. 보편적으로 쓰일 만한 구호나 박수 정도면 모를까 응원가쪽은 특히 그랬죠. 당시에는 해외 응원가를 차용한다 하더라도 그걸 찾는 것이 쉽지도 않았고 또 찾으려고도 안했습니다. 부천이 해외 사례를 여기저기서 뒤져가면서 응원가를 만들어내면 이걸 국내 타서포터들이 가져가는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부천은 카피하는 입장이 아닌 카피 당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유행을 쫓아가지도 않았고 우리는 우리대로 갔었습니다.
아래 전북 예시가 나왔는데 전북은 이미 옛날부터 '복사기' 라고 불리었을정도로 무진장 카피해갔습니다. 구단도 이걸 벤치마킹했는지 당시 감독하고 선수도 잘 가져갔습니다 ㅎㅎ 그냥 전북은 카피하는 것에 저항감이 없는 팀이었고 그 전통이 그대로 오는 것 같아 보입니다. 팬도 많고 응원가의 소유권은 없으니 자기들만 즐기면 된다 마인드를 가진 집단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것 같습니다. 20년전의 K리그는 팀별로 서포터 규모가 지금 처럼 크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우리 보다 인원이 많든 적든 꿀릴 위치가 아니었고 서로 같은 응원가를 부른다고 하더라도 부천의 응원가라는 인식이 확연히 자리 잡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어떤가요? 1부리그 팀이나 몇 몇 구단의 성장은 무시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물론 성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부리그의 수원, 인천도 우리 원정석 3~5천석을 다 채워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20년전 인천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수원 역시 원정석 2~3블럭정도 채우는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 차이가 엄청 커져버린 것이죠.
결국 인원으로 밀어붙이면 우리가 역으로 초라해져버리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겠네요. 같은 응원가가 나온다면 그 응원가의 시작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온갖 SNS와 미디어도 해당 팀들의 영상으로 넘쳐나고 최근에 입문한 사람들은 누가 먼저 쓰고 이런거 관심도 없고 그냥 자기들이 짱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우리의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응원가 문제든 뭐든 성장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들도 그렇고 구단에서도 팬을 늘리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몇 가지 예로 들면 팬들의 관심을 붙을 수 있게 꾸준하게 정보를 공개하면서 이야기 했으면 좋겠는데 많이 부족합니다. 여기 커뮤니티에서 이야기 되는 내용도 외부 소식이 많고 구단발 소식도 사실상 이미 이야기 된 내용의 확정 수준이라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스포츠팀에게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경기'이고 '축구' 입니다. 예전부터 말씀드리지만 '예능' 이나 기타 엔터테이먼트적 요소도 물론 관중을 이끄는 방법이겠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경기 자체를 매력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질적 요소를 갖추고 난 이후에 살을 붙여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더 경기자체를 잘 포장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아래는 전광판에 선수명단을 띄워야 한다라고 설득할 당시에 조사했던 내용인데요. 단순 개인 의견이 아닌 전문가 의견을 더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따로 발췌했던 내용입니다. 참고로 당시에 전광판에는 '경기 하는 영상을 띄워야 한다' vs '선수 명단을 띄워야 한다' 라는 의견이 갈렸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경기 중에는 전광판을 보는 일은 중간 중간 경기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지 관중들이 그라운드가 아닌 전광판을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경기 중에 '응원가 가사' 띄우는 것도 사실 부정적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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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스포츠의 성공은 스포츠 관중을 경기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을 때에 가능한 것이다. 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구단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팀을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고, 프로스포츠의 주 상품은 경기장 안에서 펼쳐지는 스포츠 경기인 것이다. 스포츠 소비자인 관중이 상품인 프로경기를 구매하는 것은 경기장을 찾는 행동으로써 나타난다. 스포츠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유발시키는 데는 여러 가지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한다. - 김용만(1997) "프로스포츠 경기장 시설과 스포츠 소비자의 반복구매와의 관계"
* 프로스포츠 관중의 경기관람요인 중 '촉진' (프로모션) 과 관련한 부분 <-촉진에 대한 설명은 이렇습니다. "소비자로 하여금 그 제품에 대해 알게 하고, 관심을 갖게 하며, 제품을 구입하도록 자극하기 위해 고안 된 여러 가지 마케팅 활동을 의미함, 스포츠 활동에 대한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 촉진은 스포츠 경기 자체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로 경기를 보도록 한다."
모든 촉진은 아래와 같은 상황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 스포츠 팀이나 조직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둘째, 스포츠 팀이나 조직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린다.
셋째, 팀의 이름을 프로모션과 스폰서와 연결시킨다.
넷째, 팬들에게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양성국,이수영,백광(1995) "스포츠 경영학 개론" 도서출판 대경
* 촉진법들은 어느 특정 팀이 핵심제품(경기 그 자체) 속에 어떠한 질적 요소(승리, 흥분, 라이벌 의식, 슈퍼스타 등)을 갖고 있지 못할 경우엔 관중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즉 이러한 질적 요소가 존재할 때 촉진법이 커다란 효과를 발휘할 것 - Mulin, Hardy, Sutton(1993) "Sports Marketing(2nd Ed.) Champaign
* 관전결정요인 중 미래 소비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적요인, 경기자체의 매력요인, 촉진요인 순으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비용요인은 부의 영향을 미친다. - 정학, 정승훈(2007) "프로축구 관전자의 관전결정요인과 미래 소비 행동에 따른 시장세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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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팬이 많아져야 합니다. 단순 팬이 아니라 '고정팬' 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구단의 자생력이 생기고 성적이나 기타 상황에 크게 흔들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고정팬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포터' 를 늘리거나 커뮤니티를 형성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SK가 여기를 버리고 떠났을 때 남아서 행동을 했던 것도 서포터였고 3부리그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것도 결국 서포터였습니다. 그리고 자기들만의 커뮤니티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팬들이 많아져야 팀 성적과 관계없이 자리를 지켜주는 고정적인 수입원이 될 것이며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구단을 지켜줄 수 있는 가드가 되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경기장이나 중계를 볼 때마다 한 공간에 갖혀서 외적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N석을 보면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금전적으로 당장 확장은 힘들지는 모르지만 이것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은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는데 응원가쪽이야 서포터나 리딩팀이 알아서 할 일이고 결국 외적 성장을 위해 구단이 좀 더 힘써주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서 글로 남겨봅니다. 그나저나 안산전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이대로 경기날이 와버릴 것 같네요ㅎㅎ
댓글
댓글 쓰기우리 팀,구단도 팬이 많아져야합니다. 관중이 많아져야합니다 ..
이게 정말 정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그 멋을 아는 사람들은 알아채고 모여들거라 생각해요
한발 한발 걸어가는게 중요합니다.
느리더라도 절대로 후퇴하지는 않는.
좋은 글입니다.^^